01. 수업의 시작, 나를 돌아본다
A. 생각하기 - 좋은 수업이란?
- 좋은 수업이란 무엇일까? '즐거운, 배움이 있는, 주도적인, 실력이 느는, 도움이 되는' 이런 키워드가 떠오른다. 그렇다면 2018년의 나는 그런 수업을 했을까? 무엇이 좋았고, 부족했을까? 마침 2018년을 마무리하면서 아이들이 나에게 남긴 '나' 성장 보고서가 있기에 펼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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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기 말, 아이들의 교과 세특을 써줄 자료를 받으면서 동시에 '0학년 0학기 영어 수업 협력과 배움의 '나' 성장 보고서'를 받았다. 제목은 거창하지만, 수업을 돌아보면서 자기를 성찰하고 1년 간 함께 한 선생님에게 감사와 제언을 나누는 자리이다. 감동에 눈물짓게 하는 아이들도 있고, 쓴 소리에 나를 돌아보게 하는 아이도, 한 해동안 서로 힘들었던 감정을 분풀이하는 아이도 있다. 질문은 총 7개이며 아이들이 주관식으로 서술한다. 아이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질문1) 영어 수업을 통해 000 선생님이 이루고자 했던 목표는?
사실, 이 질문을 하는 것이 두려웠다. 왜냐하면, 나도 영어 수업을 하면서 뚜렷하고 확신있는 목표를 갖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목소리를 통해서 어렴풋이 내가 보여준 모습이 투영되었다. 대부분 아이들이 영어 실력 향상을 적어 냈지만, 눈길을 끌었던 다른 답변들은 다음과 같다.
1-1) 주체적인 학습 능력 향상.
대부분의 수업 활동이 모둠 활동을 기반으로 하였기 때문에 교사의 역할이 주도적이지 않고 자신들이 해야할 역할이 있었다고 느낀 듯하다. 이것은 내가 중시하는 가치이고, 실제로도 중요하다. 하지만 여전히 모둠 활동이 너무 많고 교사가 강의식으로 수업해주기를 바란다고 이야기하는 아이들이 있다. 분명 내가 놓치고 있는 점이 있어서 일 것이다. 주체적으로 학습하는 가치를 실현하면서 아이들의 이 욕구를 해소해주기 위해 무엇이 필요할 지 답을 찾아 가는 것이 올해 필요할 것이다.
1-2) 함께 살아가는 것.
친구들과 유대, 서로를 돕는 법을 적어낸 아이들이 몇몇 있었다. 협력 학습에 관심이 있고, 이런 저런 활동을 가져와서 쓰고 있지만 한 단어로 표현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 아이가 잘 짚어 주었다. '함께 살아가는 것,' 맞다. 우리 아이들이 함께 사는 방법을 수업에서도 배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함께 살기 위해 아이들은 무엇을 어떻게 배워야 할까?
1-3) 한 명도 빠짐없이 다 수업에 참여하는 것.
첫 해부터 수업 활동을 할 때 항상 이런 기조를 유지했던 것 같다. 수준이 높거나 지루한 강의를 해서 30명 중에 10명만 공부하고 있는 것과 부족하지만 30명 전체가 스스로 공부하려 노력하고 있을 때 교실에서 배움의 풍부함은 그 양에서 큰 차이가 난다. 하지만 그럼 수업의 질은 어떨까? 그 30명은 정말 영어를 '잘' 배우고 있는 것일까? '잘' 배운다는 것은 무엇일까? 이제는 모두 졸지 않는다라는 목표에서 벗어나서 많은 학생들이 의미있는 배움을 경험하고 있다로 나아가야 한다.